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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을 남기는 자리

250414 - 선물

Awesomist 2025. 4. 14. 18:4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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엄마의 생일.

케이크를 자르고, 엄마를 위한 선물을 건네는 중에
엄마도 이 분위기를 타고 바름이 선물을 건넸다.

몇 달 전에 배냇저고리만큼은 꼭 본인이 선물해주고 싶다기에,
외할머니의 마음이겠거니 하고 가볍게 생각했었다.

엄마 선물 찾으려고 동생과 얼마나 발품을 팔았나
온 생색 다 내며 하하호호했던 저녁,
생색 한 번 없이
엄마가 30년 넘는 시간 동안 집 한켠에 고이 간직해두었던
나의 첫 옷, 첫 배냇저고리가 그렇게 나에게 다시 왔다.

이 한 뼘 저고리가
처음엔 클래식한 새 옷인 줄로만 알았는데,
눈치 없고 살림도 어설픈 딸은
30년을 훌쩍 넘긴 시간동안 새 옷 같은 하얀 배냇저고리로 간직하려면
몇날며칠, 그렇게 몇 년을 챙겨야 하는지도 누가 말해줘야 겨우 안다.


엄마아빠 앞에서
진짜 나는 너무 얕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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